안녕하세요. 생각하는 힘이 자라는 곳, 아이브레인 수학 원장입니다.
저는 치과의사로 일한 지 20년이 넘었습니다. 오랜 시간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했으며, 직원을 채용하고 교육하고, 한 조직의 결과를 책임지는 원장으로 살아왔습니다.
그런 제가 둔촌동 포레온에서 아이들의 교육 현장에 직접 들어온 지도 어느덧 1년이 되었습니다.
아이를 학원에 보내는 부모의 자리와 아이들의 교육을 책임지는 원장의 자리는 생각보다 많이 달랐습니다.
밖에서 학원을 바라볼 때에는 좋은 교재와 실력 있는 선생님이 있다면 좋은 수업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교육 현장을 가까이에서 운영해보니 부모에게 보이는 학원의 모습과 실제 교실 안에서 이루어지는 수업 사이에는 생각보다 많은 과정이 숨어 있었습니다.
지난 1년은 학원 운영을 배워가는 시간이기도 했지만, 아이의 교육이 무엇에 의해 달라지는지를 가장 가까이에서 확인한 시간이었습니다.
오늘은 그 과정에서 제가 보고 느낀 것을 조금 솔직하게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모든 학원과 모든 선생님을 하나의 모습으로 일반화하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아이브레인을 운영하며 직접 부딪혔던 고민과 그 고민을 통해 제가 어떤 교육을 만들기로 했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좋은 교재가 좋은 수업을 보장하지는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좋은 교재와 체계적인 커리큘럼이 있으면 좋은 교육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단계별로 잘 구성된 교재를 선택하고 정해진 순서대로 충실하게 가르치면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성장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같은 교재를 사용해도 누가, 어떤 방식으로 가르치느냐에 따라 수업의 결과는 크게 달라졌습니다.
아이가 문제를 틀렸을 때 풀이 방법을 바로 알려주는 수업이 있는가 하면, 아이가 어디까지 이해했는지 먼저 묻고 스스로 다시 생각할 수 있도록 기다리는 수업도 있었습니다.
정답과 진도를 중심으로 수업하는 선생님도 있었고, 아이의 표정과 말투, 문제를 읽는 습관까지 관찰하는 선생님도 있었습니다. 사용하는 교재는 같았지만 아이에게 남는 공부의 경험은 전혀 달랐습니다.
좋은 교재는 분명 필요합니다. 하지만 교재 자체가 아이를 관찰해주거나 기다려주지는 않습니다. 교재의 내용을 전달하는 것과 한 아이의 생각하는 힘을 키워주는 것은 서로 다른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선생님의 경력만으로 수업의 질을 판단하기도 어려웠습니다
선생님을 채용할 때에는 학력과 경력, 이전 근무지와 담당 학년을 확인하게 됩니다. 오랜 기간 아이들을 가르쳐온 경험은 분명 중요한 기준입니다. 하지만 이력서에 적힌 경력만으로는 실제 수업의 모습을 모두 알 수 없었습니다.
아이가 이해하지 못했을 때 같은 설명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에게 맞는 다른 방식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 틀린 답을 보았을 때 계산 실수인지, 개념의 혼동인지, 문제를 잘못 읽은 것인지 구분할 수 있는지, 어려운 문제 앞에서 멈춘 아이를 답답해하지 않고 기다릴 수 있는지.
무엇보다 아이를 한 반의 여러 학생 중 한 명으로만 보지 않고, 각자의 성향과 속도가 다른 한 사람으로 바라볼 수 있는지가 중요했습니다. 이러한 능력은 단순히 경력이 길다고 자연스럽게 갖추어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부모님은 학원이라는 이름을 믿고 아이를 보내지만 실제 수업의 상당 부분은 한 명의 선생님에게 맡겨집니다. 그 선생님이 지난 수업에서 발견한 약점을 기억하는지, 오늘 수업에서 아이의 변화를 알아차렸는지, 다음 수업을 위해 어떤 목표를 세웠는지는 부모님에게 쉽게 보이지 않습니다.
저 역시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기에 이 부분을 가볍게 넘길 수 없었습니다.
부모에게 보이는 학원과 실제 수업 사이에는 간격이 있었습니다
학원에서 부모님께 흔히 전달하는 말이 있습니다. “오늘 수업 잘했습니다.” “집중도 좋았습니다.” “진도는 잘 나가고 있습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말만으로는 부모님이 아이의 현재 상태를 정확히 알기 어렵습니다. 무엇을 잘했는지, 어디에서 어려움을 느꼈는지, 반복해서 나타나는 실수는 무엇인지, 지난달보다 어떤 부분이 달라졌는지 알 수 없습니다.
저도 부모로서 비슷한 답답함을 느껴왔습니다. 아이를 학원에 보내고 있지만 정작 내 아이가 어떻게 공부하고 있는지는 알기 어려운 마음. 문제집의 채점 결과는 볼 수 있지만 아이가 어떤 생각으로 문제를 풀었는지는 알 수 없는 마음. 시험 점수가 떨어지면 불안하지만 정확히 무엇부터 보완해야 하는지는 알 수 없는 마음.
부모님이 정말 알고 싶은 것은 오늘 몇 페이지를 풀었는지가 아닐 수 있습니다. 내 아이가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공부하는 습관이 만들어지고 있는지, 지난달보다 조금이라도 성장하고 있는지, 그리고 학원이 내 아이를 자세히 살펴보고 있는지를 알고 싶은 것입니다.
그런데 학원의 기록이 진도와 점수에만 머물러 있다면 이 질문에 구체적으로 답하기 어렵습니다.
진도와 반 운영이 아이보다 앞서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학원은 교육기관이지만 동시에 운영되어야 하는 조직이기도 합니다. 정해진 시간표가 있고, 반마다 계획된 진도가 있으며, 선생님의 일정과 수업 가능한 인원이 있습니다. 효율적인 운영이 필요하다는 것도 이해합니다.
하지만 운영의 편의가 아이보다 앞서기 시작하면 문제가 생깁니다. 반 전체의 진도를 맞추기 위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아이도 다음 단원으로 넘어갑니다. 숙제를 하지 못한 이유를 살피기보다 단순히 숙제 미제출로만 기록합니다. 아이가 반복해서 비슷한 문제를 틀리고 있는데도 교재의 진도는 계속 앞으로 나갑니다.
교재 한 권을 끝냈다는 사실은 눈에 보이는 성과가 됩니다. 하지만 책을 끝낸 것과 아이의 실력이 자란 것은 같은 의미가 아닙니다. 선행 진도가 빠르다고 해서 문제를 깊이 이해하고 있다는 뜻도 아닙니다.
저는 이 지점이 계속 마음에 남았습니다. 아이의 공부가 학원의 진도표에 맞춰지는 것이 아니라, 학원이 아이의 현재 상태를 먼저 이해하고 그 아이에게 필요한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가 성장하지 못했을 때 책임은 어디에 있을까요
아이가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을 때 그 이유는 여러 곳으로 흩어지기 쉽습니다. 아이가 집중하지 않아서, 숙제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부모님이 집에서 관리하지 않아서, 교재가 아이에게 맞지 않아서.
물론 아이의 노력과 가정의 협력이 필요한 순간도 있습니다. 하지만 학원이 늘 아이와 부모의 문제만 이야기한다면 교육기관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합니다.
우리의 설명이 그 아이에게 맞았는지, 문제의 난이도는 적절했는지, 반복되는 오답을 제때 발견했는지, 필요한 복습과 추가 설명을 제공했는지, 지난 수업의 기록이 다음 수업으로 이어졌는지. 학원도 스스로 질문해야 합니다.
치과에서는 치료 결과가 예상과 다르게 나타나면 환자의 의지가 부족했다고 말하기 전에 처음의 진단과 치료계획, 치료 과정을 다시 살펴봅니다. 현재 상태를 다시 확인하고 어느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는지 찾아 치료 방법을 조정합니다.
교육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이에게 더 열심히 하라고 요구하기 전에 학원이 제공한 교육이 정말 적절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엄마의 마음만으로는 좋은 학원을 만들 수 없었습니다
저는 포레온에서 학원을 시작하며 엄마의 마음으로 운영하고 싶었습니다. 내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수업, 내 아이가 받았으면 하는 관리를 학원에 오는 아이들에게도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아이를 점수로만 판단하지 않고, 조금 느리더라도 기다려주고, 작은 변화도 놓치지 않는 학원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1년 동안 깨달았습니다. 좋은 마음만으로는 좋은 교육이 계속 이어질 수 없다는 것을요.
원장이 모든 수업에 직접 들어갈 수는 없습니다. 모든 아이의 모든 문제를 매일 원장이 확인할 수도 없습니다. 원장이 교실을 지켜보는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의 수업이 달라져서도 안 됩니다.
어떤 선생님이 수업하더라도 아이를 관찰하는 기준이 같아야 합니다. 선생님이 바뀌더라도 아이의 학습 기록과 약점은 이어져야 합니다. 수업 중 발견된 중요한 변화가 선생님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다음 수업의 목표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좋은 선생님을 채용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좋은 선생님이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돕고, 중요한 관찰과 지도가 빠지지 않도록 해주는 학원만의 시스템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아이브레인을 다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브레인은 단순히 교재를 가르치고 진도를 관리하는 학원이 아니라, 아이의 생각과 습관, 오답과 변화를 꾸준히 기록하고 연결하는 학습 성장 시스템이 되려고 합니다.
수업이 끝날 때마다 오늘 몇 페이지를 풀었는지만 기록하지 않겠습니다. 문제를 정확하게 읽었는지, 개념을 이해하고 적용했는지, 자신의 풀이 과정을 설명할 수 있었는지, 틀린 뒤 스스로 다시 시도했는지, 집중과 자기조절의 변화가 있었는지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데일리 테스트 결과와 아이브레인 노트의 수업 내용, 수업 참여도와 숙제 제출 여부, 단원평가와 단계평가의 결과가 각각 따로 흩어지지 않도록 연결하려고 합니다.
반복되는 오답이 발견되면 단순히 다시 풀어보라는 말로 끝내지 않겠습니다. 개념을 몰라서 틀렸는지, 문제를 잘못 읽었는지, 계산 과정에서 실수했는지, 풀이 순서를 세우지 못했는지를 구분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에게 필요한 유사 문제와 보완 학습을 제공한 뒤 실제로 약점이 개선되었는지를 다시 확인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습니다.
부모님께도 “오늘 잘했습니다”라는 막연한 말만 전달하지 않겠습니다. 이번 주에 무엇이 좋아졌는지, 현재 반복되는 어려움은 무엇인지, 다음 수업에서는 무엇을 집중적으로 지도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선생님을 믿지 않아서 만드는 시스템은 아닙니다
시스템을 만든다고 하면 선생님을 통제하거나 감시하려는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브레인의 시스템은 선생님을 대신하거나 감시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좋은 선생님이 아이를 더 깊이 관찰하고 더 좋은 수업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입니다. 수업 중 발견한 작은 변화가 사라지지 않도록 기록하고, 이전 수업의 관찰이 다음 수업으로 이어지며, 아이마다 필요한 질문과 과제를 확인할 수 있게 하는 것.
선생님의 경험과 감각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 소중한 관찰을 아이의 성장 기록으로 남기는 것입니다.
교육의 품질이 특정 선생님의 기억력이나 그날의 컨디션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좋은 교육이 우연히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매 수업에서 일정하게 반복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원장인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 현장을 직접 운영하며 더욱 분명해진 것
지난 1년 동안 교육 현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바라보며 제가 믿게 된 것은 분명합니다. 아이의 교육을 운과 사람에게만 맡겨서는 안 된다는 것. 아이를 점수와 진도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
부모님의 불안을 이용해 무조건 더 많은 진도와 문제를 권하기보다, 아이의 현재 상태를 정확하게 보여주고 정말 필요한 학습을 제안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학원 역시 아이의 성장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치과의사로 20년 동안 저는 진단하고, 기록하고, 변화를 확인해왔습니다. 치료가 계획대로 진행되는지 살피고, 결과가 다르면 원인을 다시 찾고, 필요하다면 계획을 수정해왔습니다. 이제 그 원칙을 아이들의 공부에도 적용하려고 합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같은 기준으로 수업이 이루어지는 학원. 어느 선생님을 만나더라도 아이의 기록과 성장이 이어지는 학원. 부모님의 불안을 자극하는 대신 아이의 현재 상태와 변화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학원. 말이 아니라 기록으로 아이의 성장을 설명할 수 있는 학원을 만들겠습니다.
아이를 점수로 판단하지 않고, 매일의 생각과 풀이 과정을 기록하겠습니다. 감이 아니라 데이터로 약점을 찾고, 그 변화를 성장으로 증명하겠습니다.
치과의사로 20년 동안 지켜온 진단과 기록, 책임의 원칙을 바탕으로 원장의 책임과 시스템으로 아이들의 소중한 시간을 지키겠습니다.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생각하는 힘이 자라는 곳, 아이브레인 수학입니다.
